목양칼럼
예전에 섬기던 교회에는 작은 화단이 있었습니다.
부임 첫해 봄, 화단의 모양을 잡고 키 순서대로 꽃을 심었습니다.
흙을 고르고 자리를 정하며 나름의 질서를 세웠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자 참 신기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심지 않았던 꽃이 어느 날 불쑥 올라왔고,
심어 두었던 꽃들도 서서히 뿌리를 내리며 자리를 잡기 시작했습니다.
먼저 핀 꽃이 지고 나면, 또 다른 꽃들이 그 자리를 이어 피어났습니다.
연산홍이 피고, 장미가 뒤를 이었으며,
금송화와 국화, 코스모스가 계절을 따라 교회 주변을 수놓았습니다.
모든 꽃이 같은 시기에 피지는 않았지만,
각자의 때에 피어난 꽃들은 모두 아름답고 향기로웠습니다.
늦게 피어난 꽃이라고 해서 덜 빛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기다림 끝에 만난 꽃은 더 오래 마음에 남았습니다.
새 학기를 기다리는 자녀들,
진로와 직장을 위해 애쓰는 청년들을 바라보면 마음이 조급해집니다.
세상의 속도에 뒤처지지 않으려 애쓰는 모습이 안쓰럽기까지 합니다.
더디게 가는 삶을 살아가는 자녀를 바라보며 부모의 마음이 타들어가기도 합니다.
남들보다 늦은 것 같아 불안해지고,
혹시 잘못 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앞서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그리고 우리의 자녀들을 이 땅에 보내실 때
각 사람에게 합당한 때를 허락하시는 분이십니다.
우리의 시간표가 아니라 하나님의 시간 안에서 삶은 자라고 익어갑니다.
빠르다고 더 귀한 것도 아니고, 늦다고 실패한 것도 아닙니다.
꽃이 피는 속도는 달라도 모두 꽃이듯,
우리의 삶도 그러합니다.
지금은 아직 봉오리일지라도 하나님께서 정하신 때에 반드시 피어날 것을 믿습니다.
기다림의 시간 속에서도
하나님은 여전히 일하고 계시며,
그 시간마저 우리 삶을 아름답게 빚어 가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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